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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y Life

윌슨병의 원인과 증상, 진단 및 치료

by 인더라이프 2023. 5. 2.

윌슨병(Wilson's disease)은 간렌즈핵변성증(hepatolenticular degeneration)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인체의 구리(copper) 대사에 영향을 미치는 희귀 유전 질환입니다. 다양한 증상과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는 윌슨병의 유래와 더불어 그 원인과 증상 및 진단법과 치료 방법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윌슨병의 한 증상인 Kayser-Fleischer ring (카이저-플라이셔 고리) (출처: Wikimedia Commons)

1. 윌슨병의 원인

윌슨병은 구리와 관련된 질환으로 구리는 우리 몸의 많은 조직에 존재하며 간에서 흡수되고 몸에서 다시 배출됩니다. 윌슨병은 이러한 구리의 양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ATP7B 유전자의 변이로 인해 발생합니다. 윌슨병은 상염색체 열성 방식(autosomal recessive manner)으로 유전되는 유전 질환입니다. 윌슨병에 걸렸다는 것은 인체의 구리 대사 조절 능력을 손상시키는 ATP7B 변이 유전자 사본 두 개를 부모 각각으로부터 하나씩 물려받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만약 부모 모두가 ATP7B 변이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다면, 임신할 때마다 이들의 자녀에게 두 개의 변이 유전자 사본이 유전되고 윌슨병이 발병할 확률은 25%이며, 자녀에게 하나의 변이 유전자가 유전되어 변이 유전자 보유자가 될 확률은 50%입니다. 또한 두 개의 정상 유전자 사본이 유전될 확률도 25%입니다. 단 한 개의 변이 유전자 사본을 갖고 있는 보유자에게는 보통 윌슨병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경우 정상적인 구리 대사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보유자는 자신의 자녀들에게 변이 유전자를 전달하여 후대에서 질병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윌슨병은 간이나 다른 장기에 구리가 축적되어 다양한 증상과 합병증을 유발하는 질환입니다. 이 윌슨병이라는 이름은 1912년 영국의 신경학자인 Samuel Alexander Kinnier Wilson이 처음 이 질환을 설명한 데서 비롯되어 이름 붙여졌습니다. Wilson은 중금속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을 갖고 있었고, 자신의 환자 중 일부가 구리 중독과 일치하는 증상을 보였습니다. 그는 이후 후속 연구를 진행했고 그 질환이 체내에 구리 축적을 유발하는 유전 질환이라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윌슨병의 원인이 되는 ATP7B 유전자는 13번 염색체에 위치해 있으며, 체내에서 구리의 운반에 관여하는 단백질 생산을 지시합니다. 이 단백질은 체내 구리의 양을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윌슨병 환자의 경우 이러한 단백질에 결함이 있거나 단백질의 부재로 인해 간이나 기타 장기에 구리가 축적됩니다. 체내에 구리가 축적되면 간, 뇌, 눈 등의 다양한 장기에 손상을 일으키거나 기능 이상이 생길 수 있는 위험한 질환입니다.

 

2. 증상

윌슨병은 체내 구리 축적으로 신체의 다양한 장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증상은 사람마다 매우 다를 수 있습니다. 구리는 결합 조직 형성, 신경전달물질 합성, 에너지 생산 등 수많은 생리학적 과정에 필요한 필수 영양소입니다. 그러나 과도한 양의 구리는 세포에 독이 될 수 있으며, 조직 내 구리 축적으로 세포 손상 및 염증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윌슨병의 증상으로는 흔히 피로, 황달, 복부 통증, 원인을 알 수 없는 체중감소 등이 있습니다. 간에 구리가 축적되면 만성 간염, 간경변(cirrhosis), 간부전(liver failure) 등의 간 질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구리가 뇌에 축적되는 경우에는 진전(tremor), 근육긴장이상(dystonia), 운동실조(ataxia), 인지장애(cognitive impairment), 구음 장애(dysarthria, difficulty speaking) 또는 삼킴 장애(dysphagia, difficulty swallowing)와 같은 신경학적 증상이 야기될 수 있습니다. 또한 우울증이나 불안 등의 정신과적 증상, 성격 변화 등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심각한 경우에는 급성 간부전 등 생명에 위협이 되는 증상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눈의 각막 주위에 갈색빛을 띄는 녹색의 고리(환)가 나타나는 특징을 갖는 "카이저-플라이셔" 증후군(Kayser-Fleischer syndrome)이 나타납니다. 이것은 각막에 구리가 침착되어 생기는 현상으로 윌슨병을 암시하는 주요 임상적 징후입니다. 윌슨병은 유전 질환이지만 증상의 심각성이나 증상이 나타나는 방식은 개인마다 천차만별이며, 일부의 경우는 약물로 쉽게 관리할 수 있는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더욱 공격적인 치료를 요하는 심각한 합병증을 겪을 수 있어 지속적인 치료와 관찰이 필요합니다.

 

3. 진단 방법

윌슨병은 특화된 증상이 없고 증상이 다른 질환들과 닮아 진단하기가 까다롭습니다. 진단은 주로 복합적인 임상적 특징을 토대로 이루어지며, 구리와 셀룰로플라스민(Ceruloplasmin: 구리의 운반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한 종류) 수치를 측정하기 위한 혈액 검사, 간 초음파 또는 MRI 등의 영상 검사가 시행됩니다. 진단을 확정하고 간 손상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 간 조직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혈액 검사 상 셀룰로플라스민 수치가 낮거나 구리 수치가 높다면 윌슨병을 암시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로 윌슨병을 확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환자 개인의 임상적 발현과 기타 진단 검사의 맥락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반적인 정상 혈청 구리 수치의 범위는 70-140 μg/dL이며, 정상 혈청 셀룰러플라스민 수치 범위는 20-60 μg/dL입니다. 이 값은 환자의 나이나 성별, 기타 다른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한 윌슨병의 고유한 임상 특징인 카이저-플라이셔(KF) 고리가 환자의 대략 50~60%에서 관찰되므로 갈색빛의 녹색 고리가 보이면 진단을 확정하기 위한 관련 검사를 추가로 실시합니다. 그리고 유전자 검사를 통해 ATP7B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지 확인하는 유전자 검사 또한 실시할 수 있습니다. 변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가족들 또한 변이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어서 자녀에게 이를 전달할 위험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유전 상담(Genetic Counseling)을 통해 윌슨병의 위험성에 대해 이해하고 이를 관리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한 정보를 얻는 데 도움을 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4. 치료 방법

윌슨병의 치료 목표는 체내 구리 양의 감소와 간이나 기타 장기의 추가 손상을 방지하는 것입니다. 치료의 중심은 구리 제거요법(chelation therapy)으로 페니실라민(penicillamine)이나 트리엔틴(trientine)과 같은 약물을 복용하여 이를 구리와 결합시켜 체외로 배출시키는 방법입니다. 아연(Zinc) 보충제를 이용해 장내 구리의 흡수를 차단시킬 수도 있습니다. 중증인 경우 손상된 간조직을 대체하기 위해 간이식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윌슨병의 조기 진단 및 조기 치료를 통해 윌슨병의 예후가 좋아질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윌슨병 환자는 약물의 도움과 지속적이며 정기적인 관찰 치료로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 돌이킬 수 없는 간손상이나 신경학적 합병증을 야기해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으므로 의심되는 증상이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반드시 필요한 진료와 검사를 받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윌슨병은 유전 질환으로 미리 예방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윌슨병 환자의 가족을 대상으로 유전 검사를 진행해 변이 유전자 보유 여부를 확인할 수는 있습니다. 따라서 검사 결과가 양성으로 나온다면 정기적 추적 관찰과 적절한 치료를 조기에 시작하여 증상의 악화를 방지하고 정상적인 삶을 사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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